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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20% 싸진다는 MVNO, 정말 그럴까?

by 인테리어전문햇님 201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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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통신사 요금보단 싸지만 체감 정도 크지 않아…망 산정대가 조정이 관건

10~30% 저렴통신요금을 내세운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가 내달 시작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MVNO는 기존 통신사들이 구축해 놓은 통신망을 싼값에 임대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부는 본격적으로 MVNO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계 통신비 부담이 10~30% 정도 줄어들고 기존 통신사들의 요금인하 경쟁도 촉진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대표적으로 한국케이블텔레콤(KCT)과 아이즈비전이 SK텔레콤 망을 임대해 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즈비전은 계약을 모두 마쳤고 KCT는 망 사용 비용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비스에 차이가 있지만 KT와 망 임대 계약을 체결한 MVNO 사업자도 인스프리트와 에스로밍, 프리텔레콤, 에버그린 모바일 등 8개 사업자나 된다.

하지만 곧 서비스를 시작하는 MVNO 업체들이 내놓은 요금제를 보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사업자들은 기본료 없는 요금제를 포함한 선불제 요금제를 발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전화통화량이 적은 사용자를 제외하면 통신비 인하 체감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4만5000원이 기본요금인  A사의 스마트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가 MVNO로 갈아탄다면 얼마 정도의 요금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해당 요금제는 월 200분 통화와 300건의 문자메시지, 500M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만약 이 사용자가 KCT에서 기본료가 없는 일반요금제를 선택하고 A사가 기본제공하는 만큼의 통화와 문자를 사용하면 5만3400원(음성통화 4만8000원, 문자 5400원)을 내야 한다. KCT가 내놓은 요금제는 기본료가 없는 일반, 라이트, 플러스, 프리미엄 등 4가지다. 일반은 월 기본료 없이 음성통화 4원(초당), 문자서비스 18원(건당), 영상 6원(초당)에 제공한다. 라이트부터는 각각 5000원, 9000원, 1만원의 기본료가 있는 대신 통화료가 2.2원, 1.8원, 1.6원으로 낮아진다.

   
▲ KCT가 내놓은 선불제 요금제

또 다른 MVNO 사업자인 아이즈비전의 경우는 어떨까. 아이즈비전 역시 기본료가 없는 일반, 50, 70, 90 등 4종류의 요금제를 내놓고 있는데, 기본료가 없는 일반의 경우 음성통화료 3.8원(초당)에 문자메시지는 22원(건당)이 든다. 계산하면 5만22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10~30% 저렴하다는 설명과는 달리 오히려 더 많은 통신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MVNO 사업자들은 기본료가 없는 대신 통화료가 비싼 일반형은 주로 전화를 받는 이용자에게 유리하다고 밝히고 있다. 전화를 많이 거는 이용자라면 기본료를 내는 대신 초당 통화료가 낮은 요금제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KCT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1만원의 기본료를 내야하지만 초당 음성통화료가 저렴해 위와 똑같은 음성과 문자를 쓴다면 3만4600원으로 요금이 1만원 정도 줄어든다. 하지만 기존 통신사가 3G망을 이용한 무선데이터와 각종 업체와 제휴한 멤버십서비스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통신3사 가입자들이 MVNO 가격에 얼마나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아이즈비전이 내놓은 선불제 요금제

이런 이유로 MVNO 사업자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통신사들에게 망 임대 비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지금보다 더 싼값에 망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단기간에 요금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MVNO 서비스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고기능 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MVNO 사업자들이 재고 및 저가 단말기로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요금 변화에 둔감한 수요, 자금력 부족으로 인한 취약한 마케팅 능력,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활성화 등도 MVNO 사업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됐다. MVNO가 앞으로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갈 길이 멀어보이는 이유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