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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퇴장] 삼성 · LG '애플 타도' 본격화…부품 공급은 딜레마

by 인테리어전문햇님 201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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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급등 vs 애플 급락.’

25일 애플 스티브 잡스가 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 시장의 주가 반응이다.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애플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스티브 잡스의 퇴임이 국내 휴대폰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삼성·LG ‘애플 타도’ 시동=전문가들의 전망은 일단 장기적으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호재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리더십이 무너진 애플에 파상공세를 펼치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 마트 혁명을 주도해온 스티브 잡스의 ‘창조 파워’가 사라진 애플의 공백을 삼성·LG 등 테크놀로지 기업의 ‘기술 파워’가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하반기부터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스마트폰 대공세에 나선다. 통신과 하드웨어 등 애플보다 강한 기술력으로 대반격에 나서는 셈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은 24일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되기 위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앞서 나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의 턱밑까지 추격한 삼성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전략폰 ‘갤럭시S2’를 앞세워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설 전망이다.

스티브 잡스가 물러난 애플이 ‘아이폰5’ 등 향후 제품과 서비스에서 혁신성이 둔화되면 ‘대역전극’을 허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혁신적인 기업문화가 훼손된다”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삼성전자에도 다소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LG의 딜레마=스티브 잡스 CEO 퇴임은 지난 2월 병가를 내면서 이미 예고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애플 경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후임자인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실상 내부 살림을 꾸려왔기 때문에 연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LG가 ‘애플 타도’ 전략을 대대적으로 실천할 수 없는 비즈니스상 한계도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이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8%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LCD 패널을 공급 중이다.

휴대폰 완제품 시장에서는 경쟁관계지만, 최대 부품 고객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하고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애플이 추락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삼성 특허소송 새 국면=일진일퇴가 거듭되는 특허 소송전에 미치는 영향에는 낙관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팀 쿡 COO가 새 사령탑을 맡으면서 삼성전자와 관계 개선 등의 새로운 모멘텀을 맞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 내 애플 협력사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팀 쿡은 고집이 세고 독선적인 스티브 잡스와 달리 국내 부품사들의 애로를 주의 깊게 경청할 정도로 유화적인 스타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 법정에서 애플이 제기한 특허 10건 가운데 단 1건만 인정하면서 삼성전자에 다소 유리해진 측면도 화해 국면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비관론도 없지 않다. 애플 특허 소송전은 지난 2월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낸 이후 COO인 팀 쿡이 주도해온 양상이기 때문이다. 애플 경영이 그렇듯 특허 소송전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회사라서 팀 쿡이 새로 회사를 이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