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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OS 제작하지 말고 안드로이드에 올인하라!"

by 인테리어전문햇님 201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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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8월 25일 (목)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IT 전문가 김인성 '한국 IT산업의 멸망'저자


▶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3부에서는 우리 IT 업계의 아주 중요한 화두 한 가지에 대해서 함께 공부 좀 해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정부가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하고 협력을 해서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 OS를 만들겠다, 이렇게 밝혔어요.

보통 이런 소식이 나오면 정부가 지원한다, 대기업이 나선다, 그러면 뭐 관련 주가가 상승하고, 시장의 반응이 아주 좋은 게 보통인데, 우리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또 전문가들의 반응은 무척 냉소적입니다.

우 리나라 대표적인 프로그램 개발자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트위터를 통해서 만약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분이 있다면, 그분은 스티브 잡스보다 열 배는 훌륭한 분이다, 이렇게까지 언급을 했어요. 결국 안 될 거다, 라는 얘기지요.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오늘 공부를 좀 해봅니다. 한국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IT 산업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국 IT산업의 멸망'이라는 책을 써서 화제가 됐던 분입니다. IT 전문가 김인성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인성>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먼저 지난 22일 정부가 이런 계획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뭐예요?

▷김인성> 지금 우리가 이제 생산제조국으로 안드로이드에 의지해가지고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었는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제조업체까지 인수해가지고 수직계열화하는 것 아니냐, 이런 위기감 때문에 정부까지 나선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삼성이든 LG든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기계, 스마트폰 기계만 만들 줄 알지 그걸 돌리는 소프트웨어가 없다, 이런 거군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래서 우리도 그걸 만들어보자?

▷김인성> 예.

▶정관용> 그런데 왜, 좋은 이야기 아니에요?

▷김인성> 저는 뭐 여태까지 역사를 보면은, 이런 분야에 대해서 정부가 나서고 이러는 게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온 적이 없기 때문에...

▶정관용> 그래요?

▷김인성> 예, 그리고 뭐 운영체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최첨단 업체들도 힘들어하는데, 관료들이 뭐 만들어와라, 이런 식으로. 뭐 경진대회를 열고 그래가지고 될 일이 아니거든요.

▶정관용> 운영체제, 보통 OS, Operating System이지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게 뭡니까?

▷김인성> 그건 이제 하드웨어 자체는 그냥 깡통이니까 그 위에 올라가 가지고 이제 어떤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그 다음에 사용자들이 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정관용> 돌아가게 하는 것?

▷김인성> 브레인이다. 커널이다. 핵심적인 어떤 소프트웨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관용> 우리 보통 컴퓨터, PC로 따지면 윈도우 같은 거지요?

▷김인성> 그렇지요. 윈도우입니다.

▶정관용> 그리고 스마트폰에서는, 우리 삼성 같으면 안드로이드. 아이폰에서는 뭘 쓰지요?

▷김인성> IOS라고 부르는, 애플 운영체제를 쓰지요.

▶정관용> 애플은 스스로 그걸 만들었지요?

▷김인성> 그렇지요.

OS제조 성공한 회사 많지 않다

▶정관용> 우리도 그런 것 하나 만들면 좋은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게 어렵습니까?

▷ 김인성> 그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도 이제 DOS 이후에 윈도우를 만드는데, 윈도우 95 만드는데도 한 10년 이상 걸렸고요. 그래도 뭐 별로 성능도 안 좋고 그래서 거의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던 그런 식인데. 그게...

▶정관용> 그래도 지금 대부분 PC는 윈도우로 돌아가잖아요.

▷ 김인성> 그렇지요. 그게 한 20몇년, 거의 한 30년 가까이 됐으니까요. 그래서 그나마 좀 쓸 만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에도 모바일용 윈도우, 그거는 거의 실패했습니다. 거의 10년 정도 어떤 윈도우와의 호환성으로 이렇게 밀어붙여서 업계에서 써왔는데, 사용자들은, 뭐, 엔지니어들은 사실은 뭐 거의 쓰레기다. 이렇게 이야기했었거든요.

▶정관용> 그래요?

▷김인성> 그런 상황에서 이제 애플 운영체제가 나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걸 버전업 하거나 그러지 않고 그냥 버렸어요. 새로 나온 윈도우폰 운영체제라고 그래서, 새 겁니다, 완전히 새 것. 뭐 그럴 정도로 힘든 건데.

▶정관용> 애플은 어떻게 그걸 성공시켰어요? 계속 쭉 해왔기 때문인가요?

▷ 김인성> 애플은 그게 역사가 깊지요. 그러니까 스티브 잡스가 과거 애플에서 쫓겨났거든요. 넥스트라고 하는 자체 회사를 만들어가지고 거기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어요. 한 거의 10년 가까이. 그러면서 거의 자기 재산이 파산할 정도까지 간 다음에, 영화 있지요. 픽사의 토이스토리. 그게 우연히 이제 히트한 다음에, 어떤 성공담으로 되면서 그걸 가지고 이제 애플로 들어갈 수 있었지요. 그러니까 운영체제에만 전 재산을 쏟아서 겨우겨우 만든 OS를 다시 애플하고 협조해가지고...

애플의 IOS도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다

▶정관용> 그렇게 하는데 한 10년 이상 걸린 거군요?

▷김인성> 그렇지요. 15년 가까이 다듬어가지고. 그게 애플, 아이폰으로 새로 들어온 거예요.

▶정관용> 구글의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입니까?

▷김인성> 안드로이드는 이제 리눅스라고 하는...

▶정관용> 리눅스? 오래된 거지요.

▷ 김인성> 그렇지요. 마침 오늘이 리눅스 20주년 되는 날인데요. 그게 전 세계에 있는 해커라고, 여기에서는 나쁜 의미의 해커가 아니고, 해커라고 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쪽에서 그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헌신을 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이제 자기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정관용> 리눅스는 공짜잖아요?

▷김인성> 그렇지요. 그 해커 문화 속에서 이제 어떤 아이디어나 기술은 공유되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이제 인류의 지식을 발전시킨다고 하는 그런 철학이 있습니다. 그걸 GNU(GNU's Not UNIX)니 FSF(Free Software Foundation), 오픈 소스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정관용> 오픈 소스?

▷ 김인성> 예, 그 철학 속에서 이제 만들어낸 그런 운영체제, 리눅스라고 하는 것 위에서. 그 위에서 이제 또 자바라고 하는, 그것은 좀 다른 것이지만, 플랫폼을 최적화시켜가지고 돌아가고 있는 그런 상황이지요. 각각 한 20년씩 됩니다.

▶정관용> 리눅스도 하나의 운영체제인 거지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윈도우랑 비슷한? 어떤 게 더 뛰어나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합니까?

▷김인성> 지금 저는 이제 리눅스 쪽에, 오픈 소스 쪽에 한 10년 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사실은 세상은 리눅스가 지배하고 있다... 뭐 리눅스 + 하면은 큰 의미에서 유닉스라고 하는 겁니다. 이게 뭐냐면, IBM 메인 프레임 이후에 클라이언트 서버라고 하는, 뭐 복잡한 이야기인데, 어쨌든 그런 오픈 소스 쪽의 운영체제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PC를 제외한 소위 메인 프레임이라고 하는 거대 컴퓨터, 그 다음에 슈퍼 컴퓨터, 그 다음에 인터넷 서버, 그 다음에 우리 집에서 쓰는 공유기, 그 다음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그 다음에 스마트 TV까지, 그 다음에 네비게이션까지.

▶정관용> 거기 다 리눅스가 들어가는 거예요?

▷ 김인성> 그렇지요. 리눅스는 공짜인 것에다가 오픈 소스는 소스를 자기 마음대로 고쳐서 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능력만 있으면 어디든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PC를 제외한 모든 것은 리눅스로 통일되어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왜 PC는 그렇게 안 되었을까요?

▷김인성> PC는 유저 인터페이스라고 하는, 그거하고, 그 다음에 사용자가 쓰는 프로그램들의 호환성, 그 다음에 그리고 저희들은, 저희 엔지니어들은 MS를 좀 경멸하는 그런 게 있는데.

▶정관용> 마이크로소프트를?

▷김인성> 그렇지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점유율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이제 경쟁업체들을 죽여버리는, 그런 전략을 20년 가까이 써오면서...

▶정관용> PC만 버텨냈다?

▷김인성> 그렇지요. PC만 버텨냈는데, 지금...

▶ 정관용> 좋습니다. 지금 이제 화두가 시작된 것은,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모바일 OS,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를 만들어보자, 여기에서 시작되었단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 배경설명을 쭉 들었는데, 현재 모바일 세상에서의 운영체제는 대체로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김인성> 어떻게 되어 있다는 말씀이? 점유율이나 뭐 그런 것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관용> 예.

▷김인성> 지금은 이제 애플이 IOS라고 하는, 아주 훌륭한 운영체제입니다. 그것도 사실은 유닉스입니다. 이 리눅스라고 하는 것과 같은 건데요.

▶정관용> 거기에서 근거한 거다?

▷ 김인성> 그렇지요. 아주 안정적이고 ... 애플의 맥에서 연유한 것을 이제 작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가지고 최적화시킨 거지요. 그러니까 잡스가 아주 그 예민한 성격이라 그런지 굉장히 깔끔하게 만들었어요. 사용자들한테 굉장히 좋고요.

▶정관용> 좋아요. 이게 몇 %쯤입니까?

▷ 김인성> 어, 퍼센트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한 20% 가까이 될 겁니다. 그 다음에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한 50% 정도 점유하고 있고요. 그 외에 이제 뭐 저물고 있는 노키아나 블랙베리, 그 다음에 윈도우폰은 이제 미미하게 올라오고 있는 수준이고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정관용> 양대 산맥은 안드로이드하고 IOS?

▷김인성> 그렇지요.

OS성공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조성에 달렸다

▶정관용> 우리 국산은 하나도 없어요? 삼성이 뭐 바다인가 뭘 만들었다고 하던데요?

▷ 김인성> 바다는 한 1.2% 정도 되는데, 그것은 소위 운영체제라고... 스마트폰에서는 플랫폼에다, 생태계라고 하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사용자들이 많이 쓰고,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협력업체들이 같이 쓰는. 그런데 그게 전혀 안 되어 있지요. 바다라고 하는 것은.

▶정관용> 그래요?

▷김인성> 예, 삼성 자체적으로 만들고, 그 다음에 뭐 소스도 공개되어 있다든지 그런 것도 없고.

바다에 관심 가진 프로그램 개발자 찾기 힘들다

▶정관용> 그럼 삼성 혼자만 쓰는 거예요?

▷김인성> 그렇지요. 그러니까 개발자들이 거기에 참여하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자, 이제 배경설명은 들었고,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의 전 세계적인 시장 상황까지 파악을 좀 했어요. 우리가 제대로 된 것 하나 만들면 IOS, 안드로이드 막 제치고 나갈 수 있는 것 아니에요?

▷ 김인성>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제 양면시장이라고 하는 마케팅 용어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어디에서 돈을 벌 것인가를 결정을 해야 돼요. 그러니까 애플 같은 경우에는 iTunnes나 MP3 막 팔지만, 음악을 팔지만, 사실은 하드웨어에서 돈을 벌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를 만들아 카피 당 돈을 받고.

국산OS 제작하느니 안드로이드에 올인하라!

▶정관용> 윈도우 카피 당?

▷ 김인성> 그렇지요. 그 다음에 구글은 모든 것을 공짜로 오픈하고 다 무료로 제공하고 대신 검색에서 광고로 돈을 법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거기에서 돈을 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어떤 우리나라의 수직계열화, 모든 것을 다해야 된다, 라고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우리나라가 뭐 OS까지 독점해야 한다, 라고 하는 그런 위기감을 조장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정관용> 독점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해볼 수 있는 것 아니에요?

▷김인 성> 그런 면에서 저는 이제 구글의 오픈 소스 전통의 안드로이드가 우리한테 최적이다, 라고 보는 거지요. 그 안에서 좀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을 하고 해가지고, 안드로이드 주도권을 가지는 게 우리가 할 일이지, 지금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나 운영체제나 하드웨어까지 일괄 우리가 다 먹어야 된다, 라고 하는 것은 조금 욕심이고요, 그리고 뭔가 좀 위기감을 더 조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정관용> 그러니까 완전히 새롭게 만들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지금 이미 있는 안드로이드를 더 우리 것으로 만드는?

▷김인성> 그렇지요.

오픈소스에 대한 인식부족이 국산OS제작 부추긴 것 아닌가?

▶정관용> 그런 정도면 된다, 이런 이야긴가요?

▷ 김인성> 예, 오픈소스라고 하는 것은 만든 업체가 소유할 수가 없습니다. 그걸 독점할 수도 없고요. 그 다음에 그 상황에서 이번 것은 열지만, 오픈하지만, 다음 버전은 우리가 독점적으로 하겠다고 하는 순간에 그 커뮤니티 안에서 소외를 당해요. 그러니까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니까 구글이 지금 모토로라를 산 게 뭐 생산까지 하겠다, 그 다음에 구글이 모토로라에 특혜를 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글이 9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는 광고시장을 버리고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하드웨어를 만들겠다, 수익도 안 나는. 그런 쪽으로 뛰어들겠다고 하는 예상인데, 그것은 상당히 좀 너무 오바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라는 거지요.

▶정관용> 아니다? 그러면 왜 모토로라를 인수했을까요?

▷김인성> 그것은 지금 어제까지만 해도 삼성이나 LG 같은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나 특히 오라클 같은 데에서 특허 공격을 엄청나게 받았거든요.

구글은 앞으로도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할 것

▶정관용> 받고 있지요.

▷ 김인성> 그래서 이게 안드로이드폰을 만들고 있는지, 윈도우를, MS를 위해서 폰을 만들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의 상황, 폰 하나에 막 몇십 달러씩 내야 하는 상황. 이것을 일거에 해결해준 거예요. 그러니까 모토로라가 구글 프리미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여태까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진정성을 보이고 있는 거라고요.

그것은 오픈소스라고 하는 전통 속에서 할 수 있는 행위이고요. 그리고 이게 비유를 하자면, 여기가 CBS니까, 그 십계명을 정말 열심히 지키는 사람하고, 그게 뭔지, 뭐 하나도 지키지 않는 사람하고, 그 행동의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구글이 여태까지 해왔던 그런 일, 이것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라고 봐야 하고요. 지금 상황에서 그걸 의심할 만한 근거는 부족합니다.

▶정관용> 그럼 구글은 모토로라한테 뭘 주고, 모토로라는 구글한테 뭘 줍니까?

▷ 김인성> 지금 그 이전에 캐나다 노텔(Nortel)이라는 업체에서 특허를 사기 위해서 막 노력을 했어요. 워낙 안드로이드가 공격을 많이 받으니까. 그런데 애플하고 MS가 그걸 46억 달러에 사버렸어요. 46억 달러에. 그러니까 지금 130억 정도. 120몇억 달러에 샀는데, 그게 모토로라라고 하는 하드웨어나 어떤 생산 인프라도 가지고 있고, 그 다음에 특허도 그 정도 가치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과도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모토로라 하드를 뜯어 팔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수익도 안 나는 모토로라의 생산을 구글이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 라고 하는 게 저의 판단이고, 이건 엔지니어들은 대개 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그게 이제 소위 죄수의 딜레마라고 해서, 먼저 배신해야 한다, 안 그러면 큰일 난다, 이런 경고가 가장 합리적으로 들리는데, 여태까지 해왔던 그런 상황으로 봐서는 이것,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지키겠다고 하는 이 상황에서. 사실 우리가 대안도 없어요.

▶정관용> 그런데 삼성이나 이런 입장에서는 그동안에 스마트폰 같은 것을 만들면서 구글하고 협력해온 거잖아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데 모토로라는 경쟁상대잖아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경쟁상대가 우리의 협력업체하고 손을 잡았단 말이에요. 그럼 긴장하는 게 맞는 거지요.

▷ 김인성> 긴장은 해야 되는데, 모토로라를 구글이 인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리고 어제까지 우리가 특허 공격을 당했던 이 험난한 상황을 해결해줬단 말이지요. 저는 모토로라가 받을 프리미엄보다는, 기계 하나당 십 몇 달러씩 내야 하는 그런 어떤 것보다 훨씬 가볍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 속에서 구글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먼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나오겠다고 하는 순간, 우리는 바다를 가지고 어떻게 하기도 힘들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계속 안드로이드, 구글과의 협력관계는 유지해 가야 한다?

▷김인성> 그렇지요. 대만의 HTC는 확실하게 발언을 했어요. 그렇게. 집중하겠다.

▶정관용> 그럼 지금 정부하고 삼성, LG 등이 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 김인성 씨가 말하는 그 방향일 수도 있는 거예요?

▷ 김인성> 어, 일단 뭐 소프트웨어에 대한,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나 그런 창의력이 발생하는 환경을 만들고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되는 건데, 그런 방향이 뭐 우리 고유의 운영체제를 만든다든지 그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방향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런데 한번 정부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라고 말을 약간 바꿨잖아요?

▷김인성> 그거는 이제 우리가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기업들이 해달라고 해서 했다는 말인데, 그것은 어제 하는 말 다르고, 오늘 하는 말 다른 그런 거고.

먼저 배신하면 지는 게임 시작됐다

▶정관용> 아무튼 김인성 씨 보기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에서 우리 것으로 더 적합화하는 식으로의 기술개발이 아니라 완전히 독자적인 것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거군요?

▷김인성> 그런 얘기들은... 이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그것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쪽에서 먼저 배신하는 사람이 지는 이런 게임입니다, 지금. 정확하게.

국내 대기업, 오픈 소스에 대한 이해 부족한 것 아닌가?

▶정관용> 삼성이나 LG 같은 기업도 이런 구조를 모르지 않을 텐데요?

▷ 김인성> 저는 이런 오픈 소스라고 하는 어떤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보지요. 그러니까 어떤 엔지니어의 명성. 아주 깔끔하게 문제해결하는 것으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이름나고 명예를 드높이고 하는 걸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문화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못하는 거지요. 모든 게 돈으로 재단되고. 그러니까 지금은 아주 상식적인 그런 뭐 헌신, 기여, 상생, 공생, 이런 단어가 제 의미를 가지게 하는, 그런 일을 정부도 하고, 기업들도 그게 진짜 의미가 있는 거라고 하는 것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정관용> 그럼 투자가 집중되어야 할 포인트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시작지점에서부터?

▷김인성> 예, 소프트웨어는 분명히 집중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은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우리가 기술 종주권을 가져오는 거다, 라고 봅니다.

▶정관용> 종주권을 갖는다, 라는 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김인성> 예, 오픈 소스라고 하는 것은 이제 누가 얼마만큼 헌신을 했고...

▶정관용> 얼마만큼 돈을 투자해서?

▷ 김인성> 돈 투자라기보다는 기술력을 검증받고 거기에서 어떤 기술 방향을 결정할 수 있고. 그 다음에 같이 참여한 개발자들이 이 말을 들어주고. 그렇게 리더십을 가져오는 것. 그게 저는 종주국이라고 보지요. 그러니까 대학이든 뭐든 웬만한 프로젝트는 다 안드로이드 위에서 구현하고. 그 다음에 어떤 새로운 안드로이드 방향에 대해서 막 정말 이렇게 핵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나오고.

▶정관용> 삼성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예요?

▷김인성>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여태까지 삼성에 들어간 인재들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든가 창의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뭐 당면한, 두 달 후, 석달 후에 해야 될 커스터마이징, 뭐 이런 것에 집중하느라고... 그러니까 저 아는 선배분이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를 태워가면서 가는...

SW개발 인재를 ‘소비’ 하는 기업문화도 문제

▶정관용> 태워가면서?

▷김인성> 그러니까 엔진에다가 인재들을 과소비해서, 과태우면서 끌고 가는 엔진 같다?

▶정관용> 엔지니어가 연료다?

▷김인성> 그렇지요. 그것도 과소비를 하고 있는 거지요.

▶정관용> 왜 그래요?

▷ 김인성> 그러니까 고급 인재를 가져왔으면 그 사람을 존중해주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뭐든 할 수 있도록 장기간의 어떤 그걸 주어야 하는데, 오자마자 뭐 단기간 프로젝트 성과를 내게 하고, 그 다음에 뭐 3개월, 6개월짜리 프로젝트에 그것만 하게 하고, 이러니까. 그것도 밤 새우고. 얼마나 밤을 많이 새웠느냐로 평가하고 하니까 단 기간에 소모되어 버리지요. 그게 인재를 소모하는 나라다.

▶정관용> 왜 그런 분위기와 문화가 만들어졌습니까?

▷김인성> 저는 뭐 그게 생산제조라고 하는, 몇 년 전에 이제 우리나라 기업은 공장이다, 라고 하는 개념 규정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업들이. 그런 식으로 되면은 이제 획일성,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 누가 오래 했느냐, 이런 것 가지고 하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하드웨어 중심, 생산과 제조 중심이라고 하는 경제시스템.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때문에 소프트웨어 쪽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없다?

▷김인성> 예.

▶정관용> 그런데 요즘 소프트웨어 해보자, 해보자, 하는데 방식은 마치 하드웨어 제조하듯이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걸 지적하시는 거로군요?

▷김인성> 예, 창의력 이런 단어가 정말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걸 누가 해야 됩니까?

▷ 김인성> 뭐 저는 정부 같으면은 이제 어떤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뭐 프로젝트 따와가지고 돈 벌고 이런, 소위 말하는 좀비기업들 지원하는 것보다는 그런 뭐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그 다음에 어떤 공정성 있잖아요. 기업과 기업 간의 공정한 어떤 그런 것을 심판 역할, 그런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정관용> 기업은요?

▷김인성> 기업들은 뭐 소위 말하는 대기업들 상생하지 못하는 구조, 뭐 이런 것들은 저는 뭐 사실은 업계에 나와보니까,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뭐 해결할 길이 없어가지고, 사실은 뭐라고 딱히 말할 거리가 없어요.

▶정관용> 기업이 기술인력을 채용해서 장기 프로젝트를 줄 수는 없는 겁니까?

▷김인성> 그러니까 그런 문화가 안 되어 있지요. 실패를 용인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이 사실은 뭐 우리 선배분이 하는 말이 그거지요. 오너만 실패를 허용하는 구조다, 뭐 그런 거지요.

▶정관용> 대신에 그렇다면, 아주 한 우물을 파서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작은 기업들하고의 정말 상생적 협력관계, 이거라도 해야 하는 거지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것도 지금 안 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김인성>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애플은 생산자, 개발자,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생태계 만들어냈다

▶정관용> 애플은 바로 그런 데에서 성공한 것 아니겠어요? 아이폰에 뭐 각종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하는 그 구조가 바로 그와 같은 문화에서 만들어졌다, 라고 하는 분석이 많던데요?

▷김인성> 애플 자체는 좀 폐쇄적인데, 애플이 만든 생태계는 소비자와 개발자, 그러니까 소위 경쟁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쪽에서 이익이 되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냈지요.

▶정관용> 즉 생산자, 개발자,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김인성> 예.

대기업-중소기업 하도급 구조는 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지금 생산자만 자꾸 먹으려고 한다, 그런 거지요?

▷ 김인성> 그렇지요. 뭐 대기업이 다 끌고 가고. 제가 요즘 비판하고 다니는. 인터넷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규제를 통해서 외국 기업이 못 들어오게 하고요, 뭐 유튜브도 나가버리고, 이런 상황에서. 포털이 어떤 불법 복제를 통해서 이제 조그만 사이트에 있는 콘텐츠를 다 쓸어간 다음에 사용자들은 포털 안에서만 돌게 만드는. 그런 구조로 수익을 독점하고 있지요.

그런 구조 속에서는 뭐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웹사이트를 만들어도 사용자들이 포털을 통해서 들어오지를 않기 때문에. 그 다음에 조금만 지나가면 서비스를 복제해버리니까, 포털이. 그러니까 우리가 말하는 어떤, 뭐라고 그러나. 건축현장이나 이런 쪽의 하도급 구조, 그게 인터넷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결국 거기도 독점화된 몇몇 포털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상생의 문화를 안 만든다?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인성> 지금은 이제 어떤 콘텐츠가 소셜 쪽에 쌓이고 있어요. 지금 외국 업체 페이스북이 트래픽이 10위를 하고 있고, 우리나라 트래픽이 10위까지 올라갔는데,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릅니다. 거기에다가 이제 소셜도 오픈해서 하겠다, 라고 하는 구글 오픈 소셜이 있고요. 구글 플러스, 그 다음에 트위터 같은 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속보나 자기 생각은 이제 블로그나 까페나 이런 데에 안 올립니다.

▶정관용>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김인성> 그렇지요. 콘텐츠가 소셜에 쌓이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어지고 있지요, 포털들이. 그런 상황에 대해서 이제 모바일은 그런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이런 쪽에서 다 독점해버리고 하니까. 지금은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포털들은.

▶정관용> 쭉 말씀 듣다보니까 집단 지성이라고 하는 단어가 딱 떠오르네요.

▷김인성> 예.

▶ 정관용> 요즘의 시대는 모두 각자의 머리를 써서, 서로 도와주면서, 서로 욕심부리지 않고, 서로 상생협력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바로 그와 같은 방식의, 만약 우리가 이른바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쪽에 개발 투자를 한다면 그쪽으로 가야 한다?

▷김인성> 그렇지요.

▶정관용> 방향을 제시하시는 거네요.

▷ 김인성> 예, 세상은 이미 오픈 소스라고 하는 리눅스하고 이런 안드로이드, 구글 이런 쪽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고요. 구글에 대한 엔지니어들의 신뢰는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포털들이나 이런 데에 대해서는 소비자조차도, 사용하는 사람들조차도 신뢰하지 않는 그런 구조인데, 뭐 기업이나 이런 문화는 다 똑같지요. 그러니까 이런 상생, 오픈, 공개, 이런 것들이 정말 제 의미를 가지는 이런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의 대형 포털들, 대기업들, 그리고 정부까지도 한번쯤 귀담아듣고 고민해야 될 주제를 던져드렸습니다. 김인성 씨 오늘 잘 들었습니다.

▷김인성>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예요. 내일 6시에 다시 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