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대를 모았던 구글의 태블릿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은 지난 2월말 모토로라 줌(Motorola Xoom)의 출시와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초창기엔 허니콤에 최적화된 앱이 거의 없었지만, 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곧이어 앱들이 쏟아져나올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허니콤 앱은 찾기가 힘들다.
허 니콤 앱의 폭발적인 증가는커녕 일말의 불씨조차 타오르지 않고 아직까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4개월이나 지났음에도 사용자들은 마냥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허니콤에 최적화된 앱은 100여 개 밖에 없으며 10만 개가 넘는 아이패드 앱에 크게 비교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프로요와 진저브레드 등의 안드로이드 2.x 전용 앱들을 안드로이드 3.x 허니콤에 최적화 시키는 작업이 뭔가 특별히 어려운 걸까? 개발자들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라 불리며 태블릿 OS와 폰 OS를 하나로 통합할 것으로 전망되는 안드로이드 4.0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태블릿 앱을 검색하는데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허니콤이 아직 너무 새롭기 때문일까?
우리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상당 수의 뛰어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에게 접촉하여 이 문제를 집중 탐구했다. 주로 아이패드에서도 사용 가능한 안드로이드 앱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지만 아직 허니콤 버전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개발자들을 찾아가 대답을 구했다. 그리고 우리가 몇 가지 중요한 이유들을 털어 놓는 동안, 그들은 모두 근본적인 이유에 동감했다.
설계 및 재설계
허니콤은 8.9인치나 그보다 넓고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되어 있다. 허니콤3.2에서는 이 점을 개선하리라 예상되지만 어쨌든
이 때문에 아직 7인치 허니콤 태블릿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더 큰 디스플레이에 맞게 설계하는 것은 몇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카약 모바일(Kayak Mobile)의 수석 아키텍트인 빌 오도넬은 “SDK(Software developer kit)의 문제라기 보다는 설계 상의 문제이다. 아니 문제라기 보다는 단지 일이 더 생길 뿐이다. 개발자는 가능한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자신의 설계 능력을 사용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10인치 스크린 전용 앱은 3.5인치 스크린 전용 앱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며 최소한 그래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약처럼 텍스트에 주로 집중된 앱의 경우 특히 그럴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2.x 앱들은 모두 안드로이드 3.x 상에서 실행되긴 하겠지만, 종종 글자들이 이상하게 작고 찌그러져 보인다. 안드로이드 SDK는 자동으로 폰트 크기를 조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개발자들은 그들의 앱 안에서 폰트 크기를 키우거나 줄이기 위한 자신의 코드를 생성하여야 하지만 이는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그래픽이 포함된 경우에는 넓은 스크린에서 이상하게 보이지 않도록 더 높은 해상도의 그래픽을 이용하여 크기가 조정되도록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앱의 용량은 더 커지게 되고 이는 기기의 프로세서에 더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카약의 경우에는 아마도 대대적인 재설계가 필요할 것이고, 그러려면 자원들을 투자해야 할 것이므로, 시행하기 전에 과연 그것이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다른 앱들의 경우 더 넓은 스크린에 맞게 적응시키는 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유니티(Unity) 같은 외부 개발 엔진을 사용하는 편을 택해왔다. 여러 게임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스투피드 좀비(Stupid Zobies) 게임을 만든 게임리조트(GameResort)의 마크 안드레올리(Marc Andreoli)는 “유니티를 사용하면 지루하고 고된 작업들을 많이 줄일 수 있고 여러 기기들과 플랫폼에 앱을 올릴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스크린 크기에 맞게 그래픽이 조정되도록 게임을 설계해야 하는데, 유니티는 많은 어려운 부분을 덜어준다” 고 전한다.
대규모의 작업을 하려고 하는 작은 기업들에게 이런 장점은 엄청난 보탬이 된다. (게임리조트는 단 두 명으로 이루어진 회사이다.) 유니티는 안드로이드 2.x, 안드로이드 3.x(허니콤), iOS에 기반한 기기들을 통해 본질적으로 동일한 경험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레이징 썬더2(Rasing Thunder 2)와 레클리스 레이싱(Reckless Racing)으로 특히 잘 알려진 폴라비트(Polarbit)의 타미 포슬런드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우리 앱들 중에는 허니콤 전용 버전이 하나도 없는데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이미 우리는 고해상도로 전체화면에서 실행되는 버전들을 가지고 있고 이것들은 OS 버전에 상관없이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작동한다”고 밝힌다. 이를 위해 폴라비트 개발자들은 유니티와 유사한 외부 개발 플랫폼인 퓨즈(Fuse)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퓨즈 엔진은 여러 운영 체제와 서로 다른 스크린 크기들을 동시에 설정할 수 있다.
외부 개발 엔진들은 원본의 질만 충분히 좋다면 다양한 플랫폼들 사이에서 어떠한 크기 조정이든 처리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한 번만 앱을 만들면 되고, 그러고 나면 외부 개발 엔진들이 여러 플랫폼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그 앱을 변환해준다. 이러한 외부 엔진들이 없다면, 기업에서는 그만한 융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개발자 팀을 고용해야 할 것이고 아마도 대다수의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그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다.
마켓에서 앱 찾기
반짝반짝하는 새 허니콤 태블릿을 사게 되면, 당연히 가장 먼저 기기에서든 PC에서든 안드로이드 마켓에 들어가서 앱들을 찾아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마켓에서 허니콤에 최적화된 앱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구글이 선정한 “추천 태블릿 전용 앱” 섹션
말고는 OS로 검색할 방법이 없다. 물론 구글은 2.x 전용 앱들이 허니콤에서도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하려 하지만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불확실하다. 그리고 단순히 그것들이 실행된다는 사실이 스크린 크기, 해상도, 상태 표시 바를 비롯한 허니콤에 특화된 기능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분명히 허니콤에 최적화된 앱들이 있음에도 이 점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면, 플릭스터(Flixster)의 영화 앱은 사실 허니콤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려져 있는 설명(이나 다른 어떤 글)을 통해서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크롤을 내리며 앱 스크린샷들을 둘러 보다가 마지막 샷에서 이 앱이 확실히 허니콤 환경에서 작동함을 우연히 알아내는 것뿐이다.
이는 순 엉터리이다. 허니콤에 최적화된 앱을 찾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개발자들은 모두들 안드로이드 마켓이 지난 몇 달 동안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더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오토데스크(AutoDesk)사의 스케치북(SketchBook) 제품 관리자인 크리스 장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소비자 신뢰와 구매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사용자들이 다른 방법에 의존해서 정보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테그라2 프로세서에 최적화된 앱들을 보여주는 엔비디아(Nvidia)의 사이트인 테그라 존(Tegra Zone) http://www.nvidia.com/object/tegra-zone.html 같은 외부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다른 많은 개발자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카약의 빌 오도넬은 “안드로이드 마켓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문제는 그것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교통 부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료 앱들을 훑어 보면 대부분의 상위 앱들이 안드로이드의 인기가 높은 한국과 체코와 다른 국제적인 장소들의 버스 시간표나 지도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 장소 중 어느 한 곳에 산다면 그 앱들이 분명히 유용하겠지만 세인트루이스(St.Louis)에 사는 사람이 찾는 앱도 과연 그것일지는 의문스럽다. 마찬가지로 허니콤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것에 최적화되어 있지도 않으며 보기에도 좋지 않을 앱을 찾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기다리고 있는가?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연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추측해왔는데, 이론적으로 그것은 안드로이드 폰과 태블릿 플랫폼들을 통합하고 단편화 문제를 종식시킬 거라 전망되며 이번 가을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곧 다른 버전에 밀려날 안드로이드 한 버전을 위해 왜 굳이 개발하겠는가?
그러나 간단히 말하면, 우리와 대화를 나누었던 개발자들 중 아무도 곧 다가올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출연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어쩐지 아무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전용으로 개발하는 것과 허니콤 전용으로 개발하는 것이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 했다. 태블릿 크기의 스크린에서 구동될 거라면 그래픽의 크기는 커져야 할 것이고 아마도 앱은 새로운 스크린 크기에 맞게 재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그저 태블릿과 폰의 차이일 뿐, 허니콤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차이는 아니다.
수요, 수요, 수요
우리와 대화를 나누었던 개발자들 여섯 명 모두 딱 잘라 말해서 허니콤 전용 앱이 더디게 나오는 이유는 아직 허니콤 앱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수요가 없으면 수익이 없고 아직 앱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대략 1,000만 다운로드, 거기에 아이패드로는 200만 다운로드를 추가로 기록한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의 예를 보자. 이 기업의 사장인 슈라반 골리는 “분명히 아이패드는 인기를 끌고 있고 태블릿 시장의 선두주자이므로 우리가 거기에 구축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설명한다.
기업 측에서는 아이패드에서의 사용과 돈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결과들을 지켜봐 왔다고 전한다. 골리는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이 인기를 얻길 바라고 있으며 시장에서 점차 발전시켜나갈 능력도 있지만, 태블릿들이 어떻게 내려가는지 좀더 지켜보고 난 뒤에 투자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모두들 이러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었다. 새로운 스크린 크기에 맞게 앱을 업데이트 하는 일은 단순히 위에서 언급한 게임들과 같이 크기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 에너지, 돈 등을 상당히 투자해야 하고 기업의 일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이것은 개발자들이 그들의 자원을 이용하여 너무 많은 일을 벌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곧 위험성을 의미하며 따라서 그들은 그 위험성을 감수하기 전에 투자 대비 수익(혹은 ROI)에 대한 합리적인 확신을 원하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2500만 대가 넘게 팔리면서 이미 거대한 앱 시장을 형성했고 이는 곧 높은 ROI를 예상활 확률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허니콤 기기들이 얼마나 판매되었는지 정확한 숫자가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금껏 팔린 수는 100만 대 이하라는 의견이 거의 확정적이다. 허니콤 태블릿 중 여태껏 가장 많이 팔린 아수스(Asus)의 Eee패드 트랜스포머(Eee Pad Transformer)조차 아직까지 40만대밖에 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도넬이 말하듯, “우리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품을 누구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어하는 ‘머스트-해브(필수품)’아이템으로 만들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허니콤 앱의 미래와 기회
확실히 허니콤은 느린 출발을 보이고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개발자들로 하여금 앞다투어 대량생산을 하게 할만한 충분한 사용자들도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 시장이 완전히 죽었다고 단언하기 전에 우리가 이전에 보아왔던 것들을 잊지 말자.
번지르르한 허니콤-최적화 앱을 내놓은 오토데스크(AutoDesk) 오토캐드WS(AutoCAD WS)의 선도적인 개발자인 탈 바이스(Tal Weiss)는 좋은 교훈을 소개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이 성공할 것이라 예측하면서, “1세대는 느리게 성장했던 안드로이드 폰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1.x플랫폼은 정말 문제가 많았지만, 2.x에 진입하고부터는 소프트웨어가 갈수록 더욱 나아지고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허니콤을 태블릿 1.x라고 생각하고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태블릿 2.x라고 생각하면, 모든 과정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가 반복되고 안드로이드 2.0이 1.0에 비해 그러했듯 안드로이드 4.0이 3.0에 비해 훨씬 개선된다면 주요 앱들의 급증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특히나 훨씬 개선된 iOS 5와 윈도우 폰7 망고 업데이트들이 유사한 시기에 나온다는 점과 맞물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게 모두가 바라는 대로 커다란 도약을 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안겨 준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개발자들이 OS나 하드웨어나 다음 단계를 기다릴 것임을 의미한다면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들이 정말 물밀듯이 밀려들기 시작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 기기를 탐낼 때까지 천천히 진행될 것 이다. 허니콤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보다는 긍정적인 견해가 많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이 말은 중요한 업데이트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누구나 탐낼만한 기기는 아마 나오지 않을 것이란 의미이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4분기 시점까지 발표되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에게는 길고 건조한 여름날이 계속될 것이다. 당장은 경쟁이랄 것도 없는 이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개발자들은 보상을 받게 될 것이고, 새 태블릿을 구매한 사용자들은 그들의 최근 장비를 돋보이게 해줄 앱들을 받고 싶어 안달 날 것이다.
딕셔너리닷컴의 예와 관련하여 고일은 “매달의 월별 성적을 들여다 보면 안드로이드가 다른 모든 플랫폼들보다 훨씬 성장이 빠른 것으로 보여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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