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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06&newsid=20110531195117985&p=ohmynews
[오마이뉴스 김인성 기자]
소니에서 신제품 개발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상품 기획팀이 경쟁 업체의 신제품을 제출합니다.
"한국에서 MP3란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음질은 떨어지지만 워크맨에 비해 휴대성이 훨씬 좋습니다. 우리도 빨리 MP3를 만들어야 합니다."
MP3를 살펴 본 연구 개발팀에서 반론을 제기합니다.
"소니의 정체성이 뭡니까? 최고의 음질과 화질을 추구하는 것 아닙니까? CD의 음질도 만족할 수 없어 차세대 CD를 밀고 있는 판에 이렇게 음질이 형편없는 제품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품 기획팀은 처음 주장을 꺾지 않습니다.
"소니의 강점은 휴대용 음향기기 선도 업체란 점에도 있습니다. 최초의 휴대용 라디오, 워크맨 그리고 CD 플레이어까지 우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MP3에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팀의 반대는 완강합니다.
"차세대 휴대용 음향기기로는 MD가 있습니다. 음질도 월등할 뿐만 아니라 휴대성까지 갖춘 제품을 두고 질 낮은 제품을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영업팀도 개발팀과 같은 의견입니다.
"우리가 만든 CD플레이어와 MD는 고가격에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조잡한 제품을 출시하면 고부가가치 시장이 흔들리고 이익률도 떨어질 것입니다."
마케팅팀에서도 MP3를 반대합니다.
"MP3는 방송 장비를 독점할 정도로 최고의 영상과 음향 장비를 갖춘 소니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입니다.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MP3는 소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제품입니다."
물론 이는 가상입니다. 제가 상상으로 적어본 것입니다.하지만 현실에서 정말로소니는 MP3 분야에서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를 주도하던 소니는 그 성공에 도취되어 디지털 시대에 오랫동안 고전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시대에 재빨리 적응한 한국은 LCD, PDP, 메모리, 낸드플래시를 통해 디지털 시대 초강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이제 디지털 시대가 가고 소셜 네트워크로 상징되는 콘텐츠 중심의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왔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에게 상상의 모습을 그려보겠습니다. 자,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통신사에서 기획 회의를 합니다.
그 자리에 신상품 기획팀이 모바일 인터넷 전화 위주의 정책 개선안을 제출합니다.그러나 유선 전화 사업부가 즉각 반론을 제기합니다.
"우리 통신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유선 전화 때문입니다. 유선 전화는 지금도 중요합니다. 기업들은 정전이 되면 불통이 되는 인터넷 전화보다는 유선 전화를 선호합니다. 절대로 유선 전화 사업 비중을 줄일 수 없습니다."
휴대폰의 음성 통화 사업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대폰 음성 통화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왜 그 수익을 포기해야 합니까? 음성 통화 수익은 2G, 3G시대를 지나 차세대 통신인 4G에서도 든든한 통신사의 수익 모델이 될 겁니다."
총괄 영업팀에서도 거세게 반대합니다.
"모바일 인터넷 전화 사업은 격심한 경쟁 때문에 원천적으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의 경쟁력을 위해 현재의 안정적인 수익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전화 사업 계획 자체를 폐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통신망에서 절대로 모바일 인터넷 전화 트래픽을 허용해서도 안 됩니다."
마케팅팀에서도 같은 의견입니다.
"소비자 의견을 조사했는데 대부분 불안정하고 가입 절차와 사용방법이 까다로운 모바일 인터넷 전화에 별 매력을 못 느끼고 있었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전화보다는 휴대폰 통화 품질을 개선하고 사용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대책입니다."
이리하여 그들은 오랫동안 휴대폰 전화망에서 인터넷 전화 사용을 금지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파괴적인 기술에 직면한 대부분의 거대 기업은 이렇게 신기술을 거부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며 그 기술을 사장시키려 애써왔습니다.
'소니 제국' 몰락은 한국 IT의 미래
한국의 인기 있는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도 그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인스턴트 메신저의 역사도 그와 같습니다. 전세계인이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게 하고자 했던 인스턴트 메신저의 꿈은 기업들의 주도권 싸움 때문에 오래 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카카오톡은 각각의 닫힌 네트워크로 파편화되어 고유의 장점을 상실해 버린 인스턴트 메신저의 미래형입니다.
1996년 출현한 ICQ란 인스턴트 메신저 프로그램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프로그램의 개념이 간단하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곧 수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인터넷 업체와 통신사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까지 가세하여 자신들만의 닫힌 메신저 네트워크를 구축하였습니다. 때문에 사업의 성패는 누가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변했습니다.
후발주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타 업체에게 서로 통신 방식을 개방하자고 제안했다가 MS메신저의 점유율이 높아지자 타 업체의 접속을 막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메신저 시장은 MSN, AIM, ICQ 등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한 때 다른 메신저끼리도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 각자만의 네트워크로 서로 따로 노는 바람에 단일화는 불가능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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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해 관계가 얽힌 업체들, 특히 통신사들이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합시키지 못하게 하고 각각 쪼개 놓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를 연결하는 통합 메신저와 무료 음성 통화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메신저는 실패했지만 결국 그것은 소셜 네트워크란 새로운 이름으로 재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구글의 오픈 소셜은 바로 전세계인을 단일 네트워크로 묶으려는 새로운 움직임입니다. 물론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세대 모바일 통신은 데이터 통신 위주의 환경입니다. 통신 요금은 정액제가 될 것이고 문자와 음성 통화는 데이터 통신 위에서 동작하는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인스턴트 메신저 때와는 달리 차세대 통신 프로그램들은 결국 서로 통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가 되면 페이스북 통화 프로그램으로 구글 사용자에게 무료로 음성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차세대 통신 프로그램이 지금의 전화를 대체하게 되면 그에 따라 사용자를 식별하는 방법이 전화번호 말고도 다양해져서 이메일 계정, 학번, 주민번호, 포털 아이디로도 통화를 할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아마 외우기 힘든 전화 번호는 사라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인스턴트 메신저 시절처럼 누가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가 하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때문에 자금이 풍부한 업체들은 음성 통화까지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자를 끌어 모으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유행을 좇아 통신사, 포털들도 빨리 무료 메신저를 만들어야 할까요? 수천만 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통신사, 그에 못지 않은 회원을 확보한 포털들은 금방 카카오톡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왜 거대 통신사의 타도 대상이 됐나
카카오톡은 기업들이 "어떻게 혁신을 이룰 수 있는가?"하는 고민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보여줍니다. 필름 시장에 출현한 디지털 카메라와 같이 산업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높은 파괴적인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 기존 기업들은 현재 그들이 성공하고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신기술에 대해 심한 저항을 합니다.
신기술의 미래를 확신하는 기업 대표가 특별 조직을 꾸리더라도 그 조직에 차출된 직원들은 스스로 좌천 당했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익이 많이 나서 회사 내에서 인정 받는 부서에서 언제 수익이 날지도 모를 위험성 높은 부서로 간다는 것은 회사를 떠나라는 통보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대표가 힘을 실어주더라도 타 조직들의 간섭과 방해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곧 타 부서와 수익을 비교당하고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압력을 받게 됩니다.
카카오톡이 포털의 새로운 서비스였다면 기존 회원 정보를 활용하여 쉽게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겠지만 대신 광고를 붙이라는 압력을 받는 등 기존 서비스의 확장 개념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포털 회원 이외에는 사용자 범위가 확장되지 못했을 것이고 곧 다른 포털에서 복제품이 나와서 결국 모든 업체가 모두 가지고 있는 그저 그런 서비스의 하나로 전락했을 것입니다.
카카오톡이 이렇게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수익이 아닌 사용자 수로 평가 받는 독립 기업의 새로운 아이템이었기 때문입니다. 슬림한 조직은 시행착오를 겪기는 하겠지만 작은 성공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더욱 노력하는 활기찬 조직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파괴적인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분사가 필수적입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쓴 < 혁신 기업의 딜레마 > 에서는 이렇게 분사를 통해 파괴적인 기술을 성공 시킨 경우, 사양 산업으로 전락한 모 업체를 흡수 합병함으로써 기존 기업이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다양한 사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모바일 인터넷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새로운 시대에 한국의 창의력이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제품입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전 세계적인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더 많이 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카카오톡의 발전에 장애가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통신사는 이동 통신망에 부하가 걸린다고 날마다 카카오톡에 대해 불평하며 서비스를 차단하려고 하고 검찰은 범죄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카카오톡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며 서비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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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검찰의 요구에 끝까지 저항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압수수색이 들어올 때까지 버텼다면 검찰이 서비스 중인 서버 전원을 내려 버렸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카카오톡 측을 끝까지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등 사용자 정보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합니다. 검찰도 삭제된 메시지 복구 이외에도 다른 방법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일에 무심한 한국의 사회 환경이 기업의 세계 진출을 방해하고 국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기존 업체들의 방해입니다. 그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전사적으로 변화하기보다는 신기술의 등장을 막는 일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망부하의 주범이라고 카카오톡을 상대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강제로 서비스를 폐쇄할 명분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통신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망중립성 훼손이라고 부릅니다.
망중립성 훼손, 한국은 '미드' 천국된다
통신사들은 음성 통화 시간을 1초단위로 계산하여 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데이터 통신을 할 때 주고 받는 데이터에도 예외가 없습니다. 인터넷 업체들은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서버들의 네트워크 사용료로 매월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통신사와 통신사, 국가와 국가 단위로 데이터가 넘어갈 때 서로 그 양을 계산하여 쓴만큼 돈을 냅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보는 인터넷의 글자 한 자 한 자 모두 돈을 지불한 것이란 뜻입니다.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는 문자는 공짜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쓰고 있는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일단 선을 깔아 놓기만 하면 흐르는 데이터 양만큼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놀라운 수익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를 원했습니다. 때문에 네트워크를 감시하다가 돈 되는 서비스를 발견하면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요금을 받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업체들이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망을 사용하는 이상 어떤 데이터가 오고 가든 통신사들은 참견할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문자 사용료 수익에 지장이 된다는 이유로 카카오톡의 서비스를 제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데이터 무제한(실제로는 정액제라고 불러야 함) 요금제를 출시해놓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비난하며 이 요금제를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통신은 사용자들이 나누어 쓰는 것이기 때문에 한 사용자가 무제한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네트워크를 나누어 쓰는 사용자들은 큰 불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자신들의 실수를 깨달은 통신사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정액 요금제를 없애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4G 시대가 오면 통신사들은 음성 요금도 문자 요금도 받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데이터통신 정액제를 시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통신사간 경쟁 탓에 그 요금도 점차 내려가게 되어 현재의 초고속 인터넷과 같은 형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정액 사용료 징수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요금을 받아내기 위해서 망 간섭권을 가지려 하고 있습니다. 방통위가 올해 말까지 망중립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지만 그 결론은 망중립성에 대한 원칙 확립이 아닌 통신사들의 망 간섭권 허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망중립성 위반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IPTV 분야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의 사업 모델은 무조건 설비 투자를 감행한 다음 이를 기득권화하여 정부에게 사업권과 이익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유선 전화, 초고속 인터넷, 휴대폰 망 사업이 모두 그러했습니다.그들은 차세대 스마트TV 사업이 부상하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투자하는 대신 수조 원이 들어가는 IPTV 전용망 설비 사업을 선택했습니다. 현재 통신사들은 전용망을 근거로 정부에게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수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IPTV 전용망이란 공중파 실시간 방송이 가능할 정도의 속도가 보장되는 초고속 인터넷 선이지만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네트워크 장비 설정 이외에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SKT, KT, LGU+는 모두 각자 전용망을 깔고 여기에 자사 전용의 IPTV 서비스만 가능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차세대 서비스였지만 이렇게 설비 투자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디지털 케이블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상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통신사들이 각각의 전용망을 폐쇄적으로 운용하고 여기에 각사가 확보한 콘텐츠만 서비스함으로써 오히려 케이블보다 더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IPTV는 망 중립성을 위반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것은 IPTV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IPTV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각 사가 전용망을 개방하여 KT 전용망에서도 myLGTV를 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콘텐츠 유통망을 가진 업체들도 모든 IPTV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그 어떤 망에서도 콘텐츠를 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IPTV가 망중립성을 지키고 유통망을 개방한다면 콘텐츠 제작자, 유통사가 성장하게 되고 통신사들도 이들과 수익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빠른 시기에 IPTV 사업을 흑자로 전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합니다. SK 브로드밴드가 확보한 콘텐츠를 KT의 올레TV에서 볼 수 없는 이 현실 때문에 가입자 증가가 한계에 부딪혔고, 포털 다음과 같이 콘텐츠 유통망을 가진 업체의 참여가 배제되어 유통업체들이 수익을 얻을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이런 공백을 불법 복제 유통이 차지함으로써 제작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규모 설비투자로 만들어 놓은 IPTV 고속도로를 채울 콘텐츠가 부족해짐과 동시에 외국의 공격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벌써 이 고속도로에 눈독을 들이며 IPTV망을 개방하라는 통상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육백만불의 사나이를 극복한 대장금이 이룩한 한류의 성장 기반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고 나면 그 텅빈 공간을 미국과 동시에 방송되는 축복 받은 '미드'의 세상이 채우게 될 것입니다.
카카오톡 죽이려는 통신사와 정부... 한국 IT 멸망이 다가온다
망중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것은 멋진 구호이거나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IT 산업의 미래가 달린 절대 절명의 생존 문제입니다. 방통위는 시간을 끌지 말고 망중립성을 철저히 지키라는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또한 카카오톡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인 환경도 조성되어야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중소기업의 특허조차 뺏어가는 대기업, 사용자 편익보다는 기본료 수익에만 관심 있는 통신사들, 불공정 검색으로 인터넷 광고 수익을 독점하는 포털들, 소위 이 '슈퍼 갑'들의 횡포에도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선도할 카카오톡 서비스가 출현한 것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극복해 내고야 마는 한국인의 열정을 더는 우리 스스로 꺾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망중립성을 위배하며 이런 서비스를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아무리 카카오톡 출신의 기획자를 영입하더라도 통신사 내부의 조직 논리 때문에 결국 카카오톡에 비해 아무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제품만 출시하고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기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파격적인 무료 혜택으로 기존 통신사의 사용자를 끌어 모으려 한다면 카카오톡은 물론 통신사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오히려 통신사는 카카오톡을 지원하고 더 많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어떤 것이 성공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서비스에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 통신 시대에는 이런 보잘것없어 보이는 서비스가 통신사보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의 미래는 이들에게 흡수 합병되어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최선입니다.
순수 4G 아이폰으로 음성과 문자 시장을 말살시켜 통신사를 단순한 네트워크 제공 업자로 전락시킴으로써 이동형 데이터 통신 시대의 패권을 쥐려는 애플, 안드로이드, 크롬OS, 오픈소셜 그리고 구글톡의 무료 통화 정책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구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전세계인들을 단일 네트워크로 묶으려는 페이스북, 인터넷 전화 업체 스카이프를 인수하고 세계 1위의 이동통신 업체 노키아의 전화 사업부까지 사들여 모바일 통신 시대에도 강자로 부상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그들의 무한 경쟁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또다시 통신사들이 차세대 이동 통신 설비 투자에 이중 삼중으로 국민들의 눈먼 돈을 낭비하고 있으며 방통위는 망중립성 정책 결정을 미룸으로써 통신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괴롭힐 시간을 벌어주고 있습니다. 이 '슈퍼 갑'들은 카카오톡을 방해하는데 실패하자 결국 직원을 빼오는 초강수까지 사용하면서 '서비스 베끼기'에 나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과 정부가 일치 단결하여 외국 서비스의 도전에 맞설 작은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 한국의 서비스, 카카오톡을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결국 카카오톡이 죽어야 행복해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터에서 평화로움을 느낄 한가한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아무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절망적입니다. 아아 여러분에게도 들리십니까? 한국 IT의 멸망이 다가오고 있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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