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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겨우 10여 년 전인 1990년대 말 부도 위기에 처했던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을까? ‘애플 팬보이’ ‘애플 신도’라 불리는 소수의 강력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던 컬트 문화의 회사가 어떻게 지금은 전 세계 남녀노소를 열광시키는 IT 업계의 주류 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지난 7월21일 발표된 애플의 맥 운영체제 라이언(OS X Lion)과 신형 맥북에어를 구매해 사용해보면서 나는 애플의 성공이 항상 누구보다도 먼저 저 앞을 내다보고 ‘컴퓨팅의 미래’를 제시하는 힘에 있다고 다시 한번 실감했다.
ⓒAP Photo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새 운영 체제인 ‘라이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라이언, 하루 만에 100만 다운로드 돌파
이는 명백히 앞으로의 시대에는 DVD, CD 등의 광학 저장매체가 필요 없으니 소비자들도 쓰지 말라는 애플의 고집과 뚝심을 보여준 것이다. 일찌감치 DVD를 제거한 맥북에어에 이어 애플은 이번에 맥미니에서도 DVD를 없애버렸다. 애플은 이미 1998년에 iMac을 발표하면서 플로피디스크를 제거한 바 있다. 당시에도 애플은 거센 비판에 직면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플로피디스크는 금세 사라져버렸다.
애플은 이제 영화·음악·소프트웨어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데 DVD가 필요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곧 iOS5와 함께 등장할 아이클라우드(iCloud)가 이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굿바이 DVD다.
기업이 ‘공룡’ 이 되면 대개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에 안주하기 마련인데 애플은 반대다. 자신이 이미 쌓아올린 성공을 희생하면서까지 더 큰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고 컴퓨팅의 미래를 바꿔가는 것이 애플의 역사다. 아이패드를 보자. 애플은 올해 2분기 석 달 동안 아이패드2를 920만 대 팔아치워 매출 60억 달러를 올렸다. 놀라운 것은 소비자에게 선보인 지 겨우 1년6개월 남짓한 이 제품이, 26년 역사를 지닌 애플 매킨토시 PC 매출을 앞지른 것이다. 이 태블릿 컴퓨터라는 카테고리는 1년 반 전 아이패드가 등장할 때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2007년 발표된 아이폰이 가져온 변화는 달리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특히 앱스토어를 통해 전 세계 개발자들로 하여금 모바일 골드 러시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큰 성공 속에 아이팟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20% 감소했다.
시가총액 380조원의 거대 공룡이 되어서도 지치지 않고 컴퓨터의 역사를 계속 새로 쓰는 기업 애플. “나를 따르라”고 길을 제시하면 소비자와 업계가 그대로 따라간다.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경영자가 그 혁신의 원동력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잡스가 떠나 있던 1985~1996년에는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경영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 경이스러운 회사를 보면서 잡스 이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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