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드로이드는 공짜가 아니라는 제목의 기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는 공짜가 아닐까요?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장하는 대로 윈도폰7의 가격 15달러는 안드로이드보다 저렴한 것일까요?
MS가 작년부터 시작했던 ‘안드로이드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언론플레이가, 최근 특허 협상이 진행되고 오라클 구글간의 특허 소송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어 정리를 해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MS가 일부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라이선스 비용을 받으면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려면 자신들에게 라이선스를 내야 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정확히 구분하면 MS에 지급하는 라이선스비는 안드로이드 SW 사용에 대한 비용이 아닙니다. 기업들이 MS와 협약을 맺은 것은 터치 스크린 등 디지털 기기에 사용되는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회사가 안드로이드를 쓰지 않고 직접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대가는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MS는 충분한 IP를 가지고 있어 운영체제를 제공하면서 IP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주는 반면 구글은 이 분야에서 신생 기업인지라 안드로이드OS로 스마트폰을 만들때 쓰이는 IP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그 부분을 MS가 협의를 통해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IP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기기 제조사로서는 당연한 사실이고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MS는 이 점을 잘 이용해서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자사의 윈도우폰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쓰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런 점을 앞세워 안드로이드가 공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입니다. 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윈도폰OS는 15달러가 아닙니다. 윈도우폰을 만드려고 해도 카메라는 기본으로 탑재해야하고 카메라를 탑재하려면 관련 원천기술을 소유한 코닥에게 특허료를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코닥은 카메라 관련 특허로 2조원 대의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IP와 SW와의 개념 분리는 그렇다 치고, MS는 그것을 다합쳐서 15달러라는 가격에 제공하면서 저렴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네, 현재 MS가 제공하는 SW의 가치에 비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현재의 표시 가격일 뿐이고 그것을 채택함으로 발생하는 암묵적인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가격입니다. 플랫폼을 채택할 때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중요합니다. PC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윈도우 OS의 라이선스 가격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올랐습니다.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용으로 먼저 만들어져 아직 넷북 등에 어울리지도 않았을 때에도 PC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에 환호하고 앞다투어 넷북에 탑재하는 시도를 했던 것은 윈도우 OS 라이선스 가격 때문입니다. 지금도 PC업체들은 MS에 ‘대체 그 가격으로 아이패드와 어떻게 경쟁하란 것이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MS가 윈도우폰에서는 PC보다 통제를 더 강화했습니다.
시장의 2~3%도 차지하지 못하는 윈도우폰OS는 현재 가격이 15달러일뿐이고 점유율이 올라갈수록 그 라이선스 비용은 올라가게 될겁니다. 반면 IP의 유효기간은 20년입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오픈소스에 익숙해지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IP를 꾸준히 확보한다면 안드로이드에 들어가는 라이선스 비용은 차 감소하게 될겁니다.
■ 오라클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기반이어서 특허가 관리되지 않고 취약하다고 하는데, 안드로이드에서 새로 작성되는 코드는 모두 구글이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직접 작성하지 않고 채택해서 사용하는 모듈은 WebKit, SQLite, Linux 등 아이폰을 포함한 모바일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검증된 모듈들입니다.
안드로이드의 소스코드는 충분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다만 오라클이 공격하는 안드로이드 자바의 기반이 되는 달빅과 하모니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법원의 판결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라클이 안드로이드를 흔들어 좌초시킬 만큼 영향을 미치려할까요. 오라클은 안드로이드가 계속 잘되서 꾸준하게 라이선스비를 받을 수 있기를 원할겁니다. 오라클과의 협상은 둘다 잘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 구글
안드로이드는 무료일지 몰라도 구글의 서비스는 무료가 아닙니다. 이용자들은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통제권을 양보해야하고 구글은 광고로 수익을 얻습니다. 구글은 직접 돈을 받지는 않지만 충분히 대가를 가져가며 통제권을 쥐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 통제력은 MS나 애플에 비해 제한적이고 관련된 비용도 적은 수준입니다.
■ 현재의 안드로이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오픈소스인 아파치(Apache) 2.0 라이선스의 확산을 이끌어냈습니다. 오픈소스 플랫폼의 상업적인 사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SW와 모바일 산업의 법칙을 바꾸고 있는 겁니다. 구글의 오픈소스 사용 방식을 두고 어떤 점에서는 ’얍삽하다’라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절묘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라이선스가 무료여서 성공한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개방 정책에서 성공의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 분야의 혁신과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기존의 상용 OS들이며,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로 그 장애물들을 걷어내 이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고 가속화하겠다는 구글의 의지와 비전은 현재도 유효합니다. 그 비전대로 이제는 스마트폰을 넘어 기존 OS들이 해내지 못했던 다양한 디바이스의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고 안드로이드를 통한 기술의 발전속도는 최근 더욱 빨라져 유비쿼터스 시대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앞장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드로이드의 가치를 “공짜가 아니네”하는 말로 깎아내릴 수는 없습니다. 복잡하게 구성된 안드로이드의 가치를 이해할수 없는 사람들이 안드로이드는 공짜여서 잘되는 거라 믿고, 공짜가 아니라는 말에 놀라고 호들갑 떨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안드로이드가 시련을 거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MS의 견제, 오라클과의 소송 결과 등을 합치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안드로이드가 이끌어가고 있는 변화의 추세를 바꿀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노키아가 들어오면서 윈도우폰 OS의 점유율이 상승해 1위까지 넘볼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노키아가 화웨이나 ZTE에 팔리지 않고 사업을 유지하려면 MS의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이 유지되어야 할 겁니다. 또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면 윈도우폰 OS가 확실한 2~3등 정도의 자리에 있으면서 윈도우폰 제조사 중에 노키아의 비중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때입니다. MS가 최대 파트너라고 자랑하는 노키아 조차도 윈도우폰 OS가 압도적 1위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고 안드로이드가 선전하기를 바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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