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본·호주에서도 “아이폰4S 팔지 마”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에 대한 법정 공방의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5일, 유럽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애플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10월17일, 일본과 호주에서도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동경 법원에 제소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는 HSPA 표준특허 1건과 사용자 조작환경(UI) 관련 상용특허가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애플 모바일 기기가 삼성전자의 ‘라이브 패널 기술’과 ‘에어플레인 모드’ 기능의 비행기 아이콘 표시, 앱스토어 UI 등 총 3건의 상용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라이브 패널 기술은 모바일 기기의 바탕화면을 사용자가 손쉽게 꾸밀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고, 에어플레인 모드는 비행기에 탔을 때 모바일 기기가 와이파이나 3G 통신 신호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같이 상용특허에 관련한 부분은 아이폰4S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아이폰4S 외에도 아이폰4, 아이패드2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가 같은 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법원에 제소한 특허 침해 내용은 WCDMA와 HSPA 등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4S가 데이터를 분할해 전송할 때 각 데이터에 특정 부호를 부여해 구분하는 기술과 음성, 데이터를 보낼 때 우선순위가 낮은 데이터의 송신전력을 낮추는 기술, 데이터를 보내기 전에 중요한 정보가 아닌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까지 총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이 같은 특허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일본과 호주 법원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시장 규모 측면에서 시장의 상징성이 있는 나라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라며 “법률적인 과정을 살피고,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을 때 삼성전자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본과 호주에서도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호주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호주에서 ‘갤럭시탭10.1′ 판매가 금지된 것에 대해서도 항소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연방법원은 지난 10월13일,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이 애플 제품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쪽 주장을 받아들여 호주 내 갤럭시탭10.1에 대해 판매금지를 명령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항소함에 따라 상위 법원에서 갤럭시탭10.1의 애플 제품 특허침해 여부에 대한 재고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