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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7년 만에 적자, 산요는 중국에 팔려
디지털 전환 타이밍 놓치고 슈퍼엔고도 직격탄
소니 도시바 닌텐도 산요…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IT업체들이 줄줄이 침몰하고 있다. 일본의 상징이었던 소니는 만성적자로 TV 사업을 접어야 할 형편이고, 대표브랜드인 산요는 중국에 팔렸다. 게임의 대명사 닌텐도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소 프트웨어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산업구조적 한계에 슈퍼 엔고까지 겹친 결과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톰슨 원에 따르면 세계 100대 전자기업 내 일본 기업 수는 1997년 37개사에서 2006년 27개사에 이어, 2010년에는 16개사로 줄었다.
몰락 또 몰락
일 본의 아이콘으로도 통하는 소니는 사실상 '하드웨어'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TV가 삼성전자에 밀린 지는 이미 오래. TV사업부문은 내년까지 8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고, 소니 전체로도 3년째 적자다. 소니는 LCD TV의 올해 판매 목표치도 당초 2,700만대에서 2,2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브라운관과 프로젝션 시대를 지배했던 소니 TV의 몰락은 변화에 대한 대응실패 때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니가 평면 TV 상용화 이후 (삼성전자 등) 한국 경쟁업체들에 밀려 TV 사업에서 철수 압박까지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조만간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토 유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중 총체적인 사업 개혁안을 마련해 즉시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이번 개혁에 성역은 없다"고 강조했다.
닌텐도의 몰락도 충격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창조적 경영 모델 케이스로 언급됐지만 주력 제품인 '3DS'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 2분기에 377억엔의 대규모 손실을 냈다. 닌텐도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4년3분기 이후 처음. 신제품 출시 6개월 만에 가격을 40%나 깎아주는 대대적 바겐세일까지 펴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일본 내 메이저 가전 메이커였던 산요는 지난 달말 아예 중국 하이얼그룹으로 넘어갔다. 2009년 파나소닉으로 인수된 후 냉장고 등 백색가전에서만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그 조차도 중국으로 팔리는 수모를 겪으며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부품 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는 지난 5월 "7월부터 25㎚(1㎚=10억분의 1㎙)의 D램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겠다"고 장담했지만, 현재 샘플조차 고객사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1위 삼성전자와 2위 하이닉스를 의식해 무리수를 뒀다가 시장불신만 사게 됐다는 평가다.
왜 몰락하나
일본 IT의 침몰은 예견된 결과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세계적 표준을 따라가기 보다 자신들이 세계표준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 제로 아날로그 시대를 이끌었던 일본 업체들은 디지털로 넘어오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가다.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된 1990년 무렵 반도체나 LCD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부족했고 전통적인 사업모델만을 고수하면서 급변한 산업환경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태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IT 전자업계가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로의 급변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시기에 대응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것"이라며 "그 사이 생산성도 악화되고 경쟁사에 비해 앞섰던 품질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IT산업의 권력지형이 바뀌는 지금 역시, 그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엎 친 데 덮친 격으로 슈퍼엔고도 일본기업들의 숨통을 ?다. 지난 19일 일본 엔화환율은 역사상 최고치인 75엔까지 추락(가치 상승)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부품 및 전력공급이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엔화 강세까지 이어지자, 일본내 IT업체들은 '사업포기냐 해외이전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우에노 야마 파나소닉 상무는 "엔고와 전력부족 영향으로 일본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어렵다"며 "해외 생산 거점을 가지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구보 마코토 도시바 부사장도 "일부 사업부문은 과연 일본에서 생산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엔화 강세가 심화되면 생산 체제를 아무리 개선한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일본 IT기업의 재기는 힘들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본 IT 전자업계의 몰락이 변화의 흐름에 대한 전략 부재였다"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는 또 다른 패러다임 전환점을 맞이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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